또 다른 이야기15 (시인의 인권이야기)2.인권의 본질에 대한 탐구 ‘인권을 찾아서’ 솔수식인(率獸食人)이라는 말이 있다. 고깃간에 짐승의 고기가 가득 차 있는데 길가에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짐승에게 사람을 먹인 거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고대 중국의 성인 맹자가 한 말이지만, 2000년대 초 미국에서 나온 말이라 해도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의 미국은 솔수식인의 사회였다. 빈자들이 집조차 구하지 못해서 노숙할 때, 신문에는 1억 5천만 달러짜리 개인용 여객기를 사라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이토록 1%에게 편중되어 있던 부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것이 월가 점령시위였고, 그들의 손에는 한 권의 책이 들려 있었다. 바로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였다. ‘인권을 찾아서’는 월가 점령시위와 그 사상적 기반이 된 에셀의 책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된.. 2016. 3. 28. (시인의 인권이야기) 1. 대안학교 출신 B와의 인터뷰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아이들의 의사표시권을 보장한 UN아동권리협약 12조 1항의 내용이다. 만 18세 이하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한 이 협약에는 세계 193개국이 비준하였고, 대한민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2010년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장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반발 또한 많다. 2010년 이후 교권침해 사건이 터지면 항상 학생인권조례에 화살이 돌아가곤 한다. 주된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약화되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통제 못하고 있다. 아직 미성숙해서 자유와 방종을 구분 못하니까 통제가 필요한데도 말이다.” 미성숙한 존재인 학생들에게는 의사표시권이 아닌 통제가 필요하다.. 2016. 3. 25. 슬픔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의 아버지 (관련 작품- 사울의 아들, 쥐) “네가 먼저 울지 마라.” K팝스타나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슬픈 발라드 곡을 슬프게 부르는 참가자들이 듣게 되는 비판인데, 언뜻 보면 이해가 안가는 말이다. 왜 가수는 자기 노래에 감정을 담으면 안 되는 것인가? 이유가 있다. 가수가 자기감정에 취해 버리면, 청자가 감정을 느낄 여지가 사라져 버린다. 스스로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가수에게 감정을 강요당한다는 느낌만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무리 슬픈 곡이라도 담담하게 불러야 하는 이유이다. 먼저 울지 않는 건 가수만이 아니다. 근래에 본 영화 ‘사울의 아들’과 책 ‘쥐: 한생존자의 이야기’ 또한 그러했다. 두 작품은 많은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영화이자 허구의 이야기이고, 후자는 만화이자 .. 2016. 3. 8. 한국 다크투어리즘의 현실과 발전 방향 - (하) 발전: 기술이 아닌 예술이다 처음 vr 영상을 보았던 때를 기억한다. 93년 대전엑스포 에서였다. 관람 후에 어린 나의 머릿속을 채우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집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시에는 어림도 없는 얘기였다. vr 영상을 보려면 영화관이나 그에 준하는 시설이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영화관은 물론 어떠한 전문적인 장치도 필요 없다. 휴대폰 하나와 카드보드만으로도 충분하다. 배송료 포함 오천 원 남짓의 비용으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간단한 조립 과정을 거친 후, 나는 vr 영상의 세계를 탐험해 볼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생생하네. 처음 영상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었다.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1인칭 시점으로 움직이는 영상이었는데, 그래픽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그래픽이.. 2016. 3. 1. [횡설수설] 당신이 대학을 그만두어도 괜찮은 이유 안녕하세요 중년백수 입니다. 금번 '정당의 발견'방송의 서두에서 대학생활을 앞둔 신입생을 위한 조언?을 건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학생증을 발급받고 여러 동아리를 가입하여 많은 친구들을 만난 후 등록금 반환기간이 지나기 전에 자퇴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시간관계상 방송 중에 밝히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밝히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딱히 궁금해 하시는 분은 없을 것 같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블로그 상에서 그 이유를 밝힙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 조언의 취지는 '돈 내고 대학에 다니지 말자'이지 '대학생활을 영위하지 말자'가 아니니 이를 염두 해두고 읽어주세요! 제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마음껏 흰소리를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 2016. 2. 28. 한국 다크투어리즘의 현실과 발전 방향 - (상) 현실: 서대문 형무소를 가다 “어떠한 사람의 지식도 그 사람의 경험을 초월하는 것은 없다.” - by 로크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간다하면 관광지나 축제와 같은 ‘밝은’ 장소로 가게 된다. 다크 투어리즘은 정반대다. 수용소나 참사 현장 같은 ‘어두운’ 장소로 가는 여행을 가리킨다. 여행의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굳이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의 저자 아즈마 히로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공간에서 일어난 슬픔은 그곳에 가야만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을 통해 슬픔은 공유되고 외부에까지 전파된다.” 다시는 불행한 사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다크 투어리즘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비슷한 참.. 2016. 2. 19. 의인과 우리 사회 (카드 뉴스) 이번에는 직접 찍은 사진들로 카드뉴스를 만들어 봤습니다. 세종로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본 전시물에 감명받아 제작했구요. 여전히 투박하지만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y 고시낭인 2016. 2. 17. 맹자와 프란체스코 중국의 전국시대는 야만의 시대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이 벌어졌다. 누군가는 통일을 원했고, 누군가는 자국의 이익을 원했으며, 누군가는 그저 전쟁을 하길 원했다. 저마다 목적은 달랐을지언정 양상은 비슷했다. 언제나 희생당하는 건 백성들이었다는 점에서. 전쟁 비용을 대는 것도, 전쟁에 나가 죽는 것도 백성들의 몫이었다. 거리에는 굶어죽은 이들의 시체가, 마을 밖에는 창칼에 죽은 이들의 시체가 넘쳐났다. 수많은 사상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부국강병을 외쳤지만, 거기에 백성의 삶은 없었다. 반면에 권력자들의 곳간은 곡식으로 미어터지고 있었다. 흉년이 들던 패전하던 그 무슨 일이 일어나던 간에, 그들의 풍족한 삶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이런 시대에 홀로 백성을 외쳤던 사상가가 있었다. 그는 백성이야 말로.. 2016. 2. 17. [시인의 방송추천] 그것은 알기싫다 http://www.podbbang.com/ch/7585?e=21883979 ‘그것은 알기 싫다(이하 그알싫)’는 3년 전 딴지 라디오의 채널 중 하나로 시작된 시사 팟캐스트 방송이다. 유명 랩퍼인 UMC/UW (본명 유승균)가 메인 MC이자 제작자로, 딴지에서 독립한 후에는 XSFM이라는 이름의 법인으로써 운영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용이나 물뚝심송 등의 고정 출연진이 있었으나, 올해부터 모두 퇴사하고 곧 새 멤버들이 합류할 예정이라 한다. 그알싫의 매력은 그 깊이에 있다. 많은 뉴스나 방송들이 사건을 다룸에 있어 지나치게 현재의 시각으로만 사건을 바라보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그 사건의 바탕이 되는 역사적·문화적 배경 등을 모두 무시하고, 당장의 현상에만 초점을 맞춘다. 배경에 대한 고찰이 .. 2016. 2.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