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당신이 대학을 그만두어도 괜찮은 이유

 안녕하세요 중년백수 입니다.

 금번 '정당의 발견'방송의 서두에서 대학생활을 앞둔 신입생을 위한 조언?을 건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학생증을 발급받고 여러 동아리를 가입하여 많은 친구들을 만난 후 등록금 반환기간이 지나기 전에 자퇴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시간관계상 방송 중에 밝히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밝히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딱히 궁금해 하시는 분은 없을 것 같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블로그 상에서 그 이유를 밝힙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 조언의 취지는 '돈 내고 대학에 다니지 말자'이지 '대학생활을 영위하지 말자'가 아니니 이를 염두 해두고 읽어주세요! 제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마음껏 흰소리를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 유형별로 이유와 대처방안?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1. 대학을 왜 가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때 되면 남들도 다 가고 안 간다고 딱히 다른 할 게 없으니까 가는 사람
- 중년백수가 속하는 유형입니다. 중년백수는 대입을 앞두고 별다른 고민이 없었습니다. 대학을 갈지 말지, 어딜 갈지, 이런 고민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냥 남들 다 가니까 점수 맞춰서 갈 수 있는 대학을 갔습니다. 입학 전에도 하지 않았던 고민을 입학 후에, 그것도 신입생 시절에 할리는 없습니다. 1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술만 마시다 보니 또 남들처럼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본격적으로 전공수업에 들어가니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중년백수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대학에 들어간 것입니다. ‘대학이 나쁘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중년백수는 대학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비싼 돈을 내가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낭비하며 아무 생각 없이 대학생의 지위를 누렸던 것입니다. 1번 유형에 해당되는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대학을 가지 마라’가 아닙니다. 내가 왜 대학에 가고 싶은지, 나의 의지로 가는 것인지를 한번 진지하게 고심해보시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 와서 갑자기 그런 걸 고심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땐 일단 휴학을 하고 천천히 생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남들에게 뒤처지니까 안된다구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그 때를 놓치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최악의 경우 노력해도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다만, 때를 놓치고 뒤늦게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씀드렸습니다.

2. 취직 때 필요한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한 사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언급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세분화시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취직’을 두 가지로 구분해보겠습니다.

 첫째. 그게 뭐가 되었든 생계수단으로써 영위해 나가는 것
 둘째. 내가 하고 싶고 보람을 느끼는 일을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하기 힘들므로(재정 또는 규모의 문제상) 특정 단체에 소속되는 것

 

 첫째의 경우는 경우에 따라 졸업장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극히 범용한 생계수단을 갖기 위해서 많은 경우 제출이 요구되곤 하죠.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삶을 원하시는 분들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졸업장이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이 훌륭한? 직장인 양성소이기에 졸업장이 나름 의미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게 꼭 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은 등록금을 내가면서 까지는 더더욱 아니구요.
 두 번째의 경우는 긴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대학에 갖다 바칠 돈으로 그냥 본인이 해보고 싶은 것들을 경험하는데 쓰는 것이 훨씬 나아보입니다. 해보고 싶은 것이 없는 분들은 이것저것 해보는데 써보세요. 혹시 그중에 하고 싶은 것이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3. 캠퍼스에서 청춘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
 대학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경험은 ‘우정, 연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활을 조금만 적극적으로 하더라도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잊혀 질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운 좋으면 그중에서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꼭꼭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처음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보세요. 하지만 사람만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그것도 딱히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연애는 뭐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실컷 해보세요. 연애, 그거 개나 소나 다 하는거잖아요??
 

물론 저는 개만도 못했지만요ㅜㅜ

 동아리는 혼자서 하기 힘들 것들을 경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4~5개 들어보세요. 한달만 지나면 내가 하고 싶은게 어떤 것인지 차츰 정리가 될 겁니다. 그럼 그중에 1~2개 정도를 열정적으로 하면 알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딱 하고 싶은게 있다면 굳이 4~5개를 들을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것들이 있는데 왜 자퇴를 해야하냐구요? 우리가 이 좋은 것들을 영위하기 위해 대학에 굳이 그렇게 많은 돈을 갖다 바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을 영위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대학생이다’라는 자각뿐입니다. 학교에 등록이 되어있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이나마 학교에 등록되었던 자로서 학생증을 발급받고 자퇴를 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자퇴를 하고 그냥 그 학교 학생인 것 마냥 이 모든 것들을 즐기시면 됩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누가 꼬치꼬치 물어보면 한 학기 휴학했다고 하세요. 나중에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나서 커밍아웃해도 굳이 쫓아내지는 않을 겁니다. 겁나서 못 하시겠다구요? 그럼 전국연합동아리를 드세요. 대학 내에서는 들통날수도 있으니 대학생들끼리 연합해서 하는 동아리를 가세요. 그래도 겁이 난다구요? 그럼 좀 투자를 해서 한 학기 정도 학교에 다니세요. 그럼 적응도 되고 그 다음학기 부터는 가짜학생 행세하기도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어때요, 참 쉽죠?

 

 대학을 다닐 학생분들에게도 건방지게 조언을 해볼까요? 이것저것 청강을 많이 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싼 등록금 내셨잖아요. 대학에 들어가면 의무적으로 들어야하는 수업이 많습니다.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 말이죠. 그중에 쓸데없는 수업도 많습니다. 한때는 대학이 상아탑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지금은 학문과 거리가 먼 수업이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뜻을 두고 묵묵히 하시는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물론 너무 학문에만 뜻을 두셔서 세상이야 어떻게 변하든 말든 본인 할 일만 하니 문제인 사람도 많지요. 아무튼 의외로 재미있는 수업들, 피가 되고 살이 될 수업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꼭 이것저것 찾아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대학생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두 즐거운 청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