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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난 뒤

[희조] 신 없는 사회가 더 건강하다? #시지프신화 #신없는사회

by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2019. 1. 20.

안녕하세요, 희조입니다.

시지프 신화(알베르 카뮈) 방송 잘 들으셨나요?

이번 시지프 신화를 통해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삶의 부조리함을 어떻게 해소하려고 하는지 이야기하면서 결국 종교에 귀의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실존주의가 종교의 권위를 약화시킨 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죠. 카뮈만 보더라도 부조리를 그런 식으로 해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종교가 없는 사회가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들어 찾아보던 와중에 읽고 싶어진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바로 마음산책에서 나온 <신 없는 사회>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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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저자 필 주커먼이 미국과 덴마크/스웨덴의 종교적 상황과 사회적 맥락을 비교연구한 책인데요, 

14개월 동안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살면서 150건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자국과 이곳 지역의 종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비교한 결과를 실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저자가 가다른 결론은 "신 없는 사회가 단순히 가능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단히 점잖고 쾌적한 곳이 될 수 있다"입니다.

종교적 믿음이 강한 미국과 그렇지 않은 덴마크/스웨덴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더 사회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인데요.(청렴도, 환경보호, 등을 비교해봤을 때)

인생의 무의미함을 견딜 수 없어 종교를 찾는다는 이론도 있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인간에게는 의미를 찾으려는 욕구가 있으며, 종교가 바로 그 욕구를 다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달랐다. “사람들한테 정말로 의미가 필요한 것 같지 않아요. 자신의 의미는 자기가 만들어내는 거죠.”(39세의 티나) “삶의 의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죽은 다음에 일어날 어떤 일을 기다리며 살면 안돼요.”(33세의 비베케) 주커먼은 “덴마크인과 스웨덴인은 삶에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삶을 마구 낭비해도 된다거나 소중히 여기지 않아도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출처)

카뮈가 말한 것처럼 삶의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삶을 버려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어요.

또한 그리고 신 없는 사회가 꼭 종교 없는 사회는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덴마크/스웨덴은 역사 깊은 기독교 국가입니다. 

물론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무신론자’라고 내세우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면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게 하고, 성인의 80% 이상은 교회세를 낸다. 마을 어귀 석조 교회의 건축미를 자랑스러워하고, 주일 예배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칭하는 이들조차 성서가 하나님의 말을 그대로 적은 책이라든지, 예수가 처녀에게서 태어났고 죽은 뒤 부활했다든지, 내세가 있다든지 하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는 믿지 않았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가난한 자와 병자를 돌보고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스칸디나비아 기독교인이 말하는 기독교의 핵심이다. 

스칸디나비아에서 기독교는 초자연적인 것이 아닌 문화적인 것이다. 가족과 함께 쉴 수 있어서 부활절을 기다리고, 고대로부터 내려온 품위 있는 도덕, 가치관이 담겨 있어 성경을 긍정하고, 친구와 친척을 만날 수 있어서 세례식을 연다.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곳이 스칸디나비아 나라다.(출처)

흥미롭습니다. 어떻게보면 기독교가 우리나라의 유교와 같은 문화적 관습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네요. 어떻게 미국과 달리 이곳에서는 기독교가 이러한 문화가 되었는지는 책에서 더 알아보아야 할 것 같아요.

즉, 실존주의 철학은 신이 존재할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데서 다른 것을 모두 제쳐두고 신을 내세우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키에르케고르를 비롯한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종교에 대해서 아주 민감하게 다룰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종교의 의미가 지금보다 훨씬 엄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궁금한 책이 하나 더 생겼네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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