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푸리리리린 푸푸푸린 입니다
사실 그동안 블로그 글을 쓰면서 정보를 제공하기엔 지식이 모자르고, 감상을 쓰기엔 워낙 가진 단어들이 몇 없는지라 업로드 할 때마다 송구스러운 마음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지라도..)
그리하여
제가 책의 주제 혹은 소재에 관련되어 쓰고싶은 글을 업로드 해보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소설이나 에세이같이 쓰고싶은 대로 쓸 예정입니다 하하하핳
그럼 편하게 봐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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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불합격 통지를 받고 기분이 언짢았던 나는 소주를 한 병 사가지고 들어와 면접관들의 얼굴을 되새기며 욕을 안주 삼아 연거푸 들이켰다. 고향에서 아들 취직 소식 목 빠지게 기다리는 부모님만 생각하면 가습이 답답해져 오고, 오빠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떠나버린 여자 친구를 떠올리면 씁쓸해진다. 전 재산을 소주 한 병에 다 들이 붓고 간신히 PC방 갈 돈은 된다싶어 고시원 옆 PC방에 왔다. 이것저것 아르바이트 정보도 검색해보고 A그룹 면접에 떨어진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없나 찾아보는데 눈에 띄는 게시물이 있었다.
[A그룹 최종 또 떨어졌어요... 죽고 싶어서 여기 왔어요.] 빠르게 클릭을 해 보니 신세한탄만 늘어놓고 연신 죽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어디에서 작성된 글인가 싶어 자세히 보니 자살사이트였다. 이곳에는 나와 같은 처지이거나 어쩌면 나보다 못한 인생도 많겠다 싶어 얼른 가입을 하고 게시판을 죽 훑어보았다. 빚이 넘쳐 생활이 안 돼 죽고 싶다는 이, 애인에게 버림받아 죽고 싶다는 사람... 모두 다양한 이유로 불행했다. 이들은 가끔 정모를 하고 죽을 방법을 같이 강구하는 것 같았다. 왠지 느껴지는 동병상련에 몇 시간씩 사이트에 상주하다 그들과 같이 댓글도 달고 글도 쓰며 신나게 죽을 방법에 대해 모의하기도 했다.
사이트의 나는 현재 내 모습과 판이하게 다르다. 사이트 속 나는 벤처기업 사장이다. 돈도 많고 능력도 좋지만 어딘가 모르게 재미없는 인생에 의욕이 없는 콘셉트다. 이른바 있는 놈들이 더한 컨셉이라고나 할까. 사이트 속 이들은 얼굴도 본 적 없는 나에게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난 이 역할 놀이에 심취해있다. 이들이 또 정모를 갖는다기에 이왕 이렇게 된 거 얼굴이나 한 번 보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자 싶어 면접용 양복을 빼 입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 평범한 4~50대 여자와 20대 여자, 40대 남자 이렇게 세 명이 나와 있었다. 가볍게 거짓말로 자기소개를 하고 맥주 한 잔 마시러 가자는 그들의 제안을 끝으로 난 무언가에 머리를 얻어맞고 정신을 잃었다.
눈 떠보니 허름한 여관방이다. 껍데기만 남은 지갑과 속옷만 입은 채 누워있는 내 몸뚱이가 덩그러니 바닥에 있다. 그들이 털어갈 게 없었던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3천원 정도 가져간 걸까. 참 불행한 나쁜 놈들이다. 왠지 모르게 비현실적인 이 현실에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번 터져 나온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나는 미친 듯이 바닥을 치며 꺼억꺼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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