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브입니다^^
이번 주에는 철학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다룬 소설책 <소피의 세계>로 찾아왔습니다.
2부 토론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각자 답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철학자들과 현인들이 답하고자 했던 엄청난 질문에 저희 감질클럽 멤버들이 과감하게 도전했지요 ㅋㅋ
시간의 한계로 다하지 못한 제 이야기를 더 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와 자연과의 관계는 어떠한가에 대해서요^^
우주에는 천 억 개의 은하계가 있고 우리 은하계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20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이고 가장 오래된 별의 나이로 추정해보았을 때 나이는 현재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에 거의 근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태양은 우리 은하 내 수천 억 개의 별들 중에서 극히 평범한 항성으로 과거 약 46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고 그 중 우리는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음이 증명된 유일한 천체인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지구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서울에 살고 있지요.
대한민국의 수많은 가임기 남성과 여성 중에 저희 부모님이 사랑에 빠졌고 저는 어머니가 평생에 걸쳐 배란하는 400여개의 난자 중 하나와 아버지의 수억 개의 정자 중 하나가 만나 수정된 체세포가 분열하여 만들어진 인간입니다.
이처럼 저는 많은 우연의 결과로 탄생한 하나의 작은 생명체이겠지요. 하지만 18세기 말~ 19세기 중반의 낭만주의자들은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지요.
"사람이 전 우주를 자기 안에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 내면에서 세계의 비밀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다."
전 우주적으로 너무나 작고 별 것 아닌 존재지만 또한 마음속에 광활한 우주를 가지고 있는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지구상에는 저와 같은 종의 인간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생명체들 없이는 저도 살 수 없지요.
그러나 인간은 지구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존중하기보다는 우위에 서서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은 즉자적 존재고 형이하학적 사물은 대자적 존재라고 인간과 그 외의 것을 구분했습니다. 즉 인간은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존재로서, 그것 자체로 충족된 존재이며 자기의 존재를 의식하는 유일한 생물이라고 하였습니다. 반면, 사물은 항상 의식되는 대상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존재이고요.
과연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그것 자체로 충족된 존재가 아니고 자기의 존재를 의식할 수 없을까요?
최근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독일인들이 한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노량진 수산시장과 고양이 카페를 가서 독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하더군요. 동물 보호단체에서 당장 쫓아올 거라면서요.
제가 몇 년 전에 밴쿠버에서 아쿠아리움에 놀러 갔을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돌고래 쇼 시간이라길래 야외에 나갔더니 조련사가 돌고래한테 먹이를 주고 쓰다듬으면서 같이 놀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우리나라 동물원의 화려한 돌고래들의 기술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지요.
저 나름대로 인권이나 동물에 대한 존엄성에 대해 감수성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경험은 제 믿음을 무너뜨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학생 때 동물실험을 많이 했으면서 존엄성에 대해 감수성이 있다는 건 혼자만의 착각인 게 분명한 듯 합니다.
최근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험에 활용된 쥐 20마리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동물전문 출판사 ‘책공장 더불어’를 운영하는 김보경 대표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대학으로부터 쥐에게 약물을 주입해 소변만 채취하는 실험에 대한 승인 요청을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실험 이후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쥐들을 안락사 하지 않는 조건으로 실험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사용되었던 쥐 20마리를 데리고 나와 SNS에 입양을 주선하는 글을 올렸고 20마리의 입양자가 모두 나타났다고 합니다.
동물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식물들까지 요즘 우리 주위를 둘러볼 때 이들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지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들에 대한 그동안의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마치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대 그리스 시대에 여성을 불완전한 남성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인간들도 인간 외의 수많은 생명체들을 너무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 다음에도 새롭고 생각할만한 주제를 가지고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이 끝난 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백] 그래서 화씨벽이 뭐라구요? (4) | 2017.09.17 |
---|---|
[푸린] 죽음에 관한 습작 (feat. 에브리맨) (2) | 2017.09.10 |
[희조]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서 당신이 몰랐던 6가지 (1) | 2017.08.27 |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읽기엔 시간 낭비, 비경제적인 글 (1) | 2017.08.20 |
[고래] ‘제도적 망각증’ 그리고 ‘북클럽’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1) | 2017.08.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