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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난 뒤

[종횡무진 역사] 그렇다고 마냥 좋기만 했던 건 아냐

by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2016. 11. 6.

 안녕하세요 중년백수 입니다.  책이랑 톡톡 45화에서는 故남경태 씨의 '종횡무진 역사'를 읽고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출처:알라딘)



 방송 중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이야기만 했던 것 같아 이 자리에서는 다소 공감하지 못했던, 혹은 납득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책의 379페이지 17장을 보면 저자는 제국주의 시대에 서양 열강이 동양으로 밀려온 현상을 '침략'이 아닌 '무의식적인 문명의 전파'라고 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진출이며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문명의 전파이자 확산이다. 물이 차면 넘치는 것처럼 문명의 밝기가 점점 강해진 결과 더 어두운 곳으로 흘러넘친 것에 해당한다'(p.416)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그 근거는 서양세력이 타 세력을 정치적으로 지배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상품을 팔아먹고 원료를 가져올 식민지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정치적으로 지배할 목적이 없었으니 침략이 아니라는 것이죠. 같은 맥락에서 영국의 인도지배는 영국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떠밀려서 이루어진 것 이라고 합니다. 인도 내부에서 영국에 손을 벌린 세력이 있었다는 것이 그 근거 중 하나인데 과연 그 세력이 인도를 대표할 수 있는 세력인지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면 인도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한것일까요?


 저자의 말대로 이것이 침략이 아니라 문명의 전파였다면 인류 문명 자체에 대한 회의가 일어납니다. 총,칼을 들이대야만 전달 가능한 것이라면 그 '문명'이라는 것이 과연 빛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양문명의 최종 성과물이 시민사회'라는 저자의 해석까지 이어집니다. 과연 서양문명은 어느 정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시민사회를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민사회]라는 개념은 동의하지만 그들이 과연 '시민'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는 굉장히 민주적인 사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노예나 여자 등은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대는 성인남성, 그것도 신체적으로 정상인 백인 성인 남성에게만 민주적인 사회였던 것 입니다. 현재 서양문명이 가장 꽃피운 곳은 미국이라고 할 수 있겠죠. 얼핏보면 미국 사회는 훌륭한 시민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인'들 사이에서만 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인종의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걸 표방해도 어디까지나 미국의 영토내에서겠죠. 미국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까지 그들의 시민의식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한 마디로 어디까지나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한계 내에서, 미국이라는 국가 내에서만 '시민'으로서 행동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건강한 시민사회의 일원을 '자율적인 사고로 공동체내에 건강한 활기를 불어넣는 사람'정도로 규정해본다면 지구적 입장에서 미국인들은 결코 훌륭한 시민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들 공동체 외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들 나라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근거는 없습니다 ㅠㅠ). 그리고 미국은 여전히 절반이상이 진화론보다는 창조론을 믿고 있다고 합니다. 시민의 조건 중 하나인 '전근대성을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과연 그들을 좋은 시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물론 진화론이 창조론 보다 꼭 근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할말은 없지만요..ㅡ,.ㅡ)


 결론은 제국주의는 침략이 아니라 전파라는 저자의 말에 쉽게 동의할 수 없으며, 그 연장성에서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해온 '문명'이라는 것과 저자가 서양문명의 도달점이라고 말하는, 그리고 동양문명의 지향점이라고 말하는 '시민사회'라는 것이 허상은 아닌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다음으로는 사소한 의문점 한가지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책의 593페이지에 보면 '금리가 낮은 선진 자본주의 나라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배당금으로 낮은 금리를 보전하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 방식이다. 당연히 그들은 주가가 안정된 주식을 선호한다. 실제로 주식시장 자체도 주식 투자로 일확천금을 벌기 어려울 만큼 안정되어 있어 변동의 폭이 적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역사가 짧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에서는 주식의 원래 의미가 유지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이른바 개미군단까지 포함해 아무도 배당금을 목적으로 주식을 투자하지 않는다. 모두들 오로지 주가의 상승과 하락에 따른 시세 차익만을 투자의 목표로 삼고 있다. 내가 오늘 사는 주식이 내일 오를 것이냐, 떨어질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전형적인 천민자본주의적 게임이 되고, 이른바 작전이라고 불리는 주가 조작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일단 후자의 경우 한국주식시장을 보면 백퍼센트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를 보면 일단 궁금한점은 과연 유럽은 정말로 주식시장이 저러한가? 입니다. 이는 정말 문자 그대로 유럽의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일단 유럽은 재쳐두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유서깊은 서양의 자본주의를 이어 받아 현재 서양문명을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는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우리는 뉴스에서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나는 일확천금과 ~~사태에서 대해 숱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워렌 버핏처럼 아무것도 없이 주식투자를 잘 해서 억만장자가 될 수 있고, 과도한 작전의 여파가 한국의 산골마을 구멍가게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것일까요? 아니면 서양문명에 대한 저자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던 것일까요? 유럽만큼은 저자의 해석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한국증시시장에 들어와서 단타로 치고 빠지거나 작전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는 유럽자본을 보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저는 이 대목에서 또 한번 '문명의 전파'라는 것에 대한 회의가 스쳐 지나갑니다.


 마지막은 지금까지 말했던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 방송에서 언급한 '세금'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저자는 서양과 동양 역사속에서 다른 의미로 존재해온 세금을 설명하면서 한국에서는 사용료로 불리워야 마땅한 '전기사용료' 혹은 '가스사용료'가 '전기세' 또는 '가스세'로 불리는 것을 하나의 근거로 밝혔습니다. 방송중에서는 그 부분에 잘 이해되었다고 말씀드렸으나 다소 의아한 지점도 있었습니다. 분명 전기, 가스는 우리가 사용한 만큼 돈을 지불하는 것이지만 다른 물건과는 다르게 정부의 세금 정책에 의해 가격이 조정되는 재화 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세금으로 불려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책의 맥락상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방송 중에 언급하였기에 다시 한번 가볍게 생각해봤습니다.



 이 외에도 읽다가 걸리는 부분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분명 굉장히 설득력 있는 책입니다. 여러분들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읽어보시고 각자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겠습니다!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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