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푸린입니다.
이번 [파리대왕]은 인간의 본성과 그들의 야만성을 드러낸 강렬한 소설이었는데요,
어김없이 제가 소설을 보고 느낀 부분들을 글로서 표현해봤습니다.
한번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보시고 저의 생각을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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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리의 봄>
숨결마저도 얼어버릴 듯한 한파가 동화리에도 찾아왔다. 연신 서로의 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동화리 사람들도 이번 한파에는 맥을 못 추렸다. 열 살 길순은 잔뜩 쌓인 눈 때문에 마을 아이들과 비석치기를 하지 못해 심통이 나있었다. 그래도 길순은 언젠가 눈이 멈추고 동화처럼 빛나는 햇살이 내려올 걸 알았다. 길순은 가족들과 아랫목에서 뜨거워진 바닥에 누워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눌 때가 제일 행복했다. 동화리는 그런 마을이었다. 한파 속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는, 어떻게든 서로를 위해 도움을 주려는 그런 따뜻한 마을이었다. 동화리도 지독한 한파는 피할 수 없었지만 이들은 언젠가 봄이 올 걸 알기에 행복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세 달이 흘렀다. 그리고 동화리의 봄은 오지 않았다.
“아니, 글쎄 저 산 너머 화수리에서 온 김 씨가 그러더라니 까요? 화수리는 이미 봄이라구.”
동화리는 농사를 짓는 마을이었다. 제 아무리 저장한 작물이 많을 지라도 긴 한파 앞에선 이미 동나버렸다. 길순의 집에 모인 동화리 어른들은 화수리에서 갓 온 김씨의 옷을 물고 늘어지며 질문 공세를 하였다.
“허, 그것 참. 그곳엔 강물도 흐르고 이미 씨를 뿌린다고? 먹을 것도 넘치겠군!”
동화리 어른들은 평소에도 화수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저 멀리, 족히는 50리나 떨어져 있는 화수리는 휘황찬란한 가게도 있고 한번 동화리에서 화수리로 간 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되겠어. 우리도 화수리에 갑시다.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똑같지. 여긴 먹을 것도 더 이상 없으니.”
길순 아버지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평소보다 고무된 아버지의 낯선 모습에 길순은 동생 길영이의 손을 꼭 움켜쥐었다.
고생고생한 끝에 화술에 도착한 동화리 마을 사람들은 녹초가 되었다. 정말 힘든 상황이지만 콩 한 쪽도 나눠먹은 마을 사람들의 고운 성미가 아니었다면 가는 길에 이미 세상을 떴을 것이다. 동화리 사람들은 몸도 추스르기 전에 눈이 빙글빙글 돌아갔다. 화려한 네온사인, 손짓하는 상인들, 시끄러운 음악, 반짝거리는 거리의 불빛까지. 생각보다 더 화려한 화수리의 모습에 길순은 등에 업은 길영을 다시 추어올렸다.
‘아버진 아직 이신가?’
처음 적응하지 못할 것 같던 동화리 사람들은 친절을 베푸는 화수리 사람들 덕에 쉬이 마을에 적응해나갔다. 그리고 항상 따뜻한 화수리는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었다. 그러나 길순은 동화리 사람들이 이상해진 것을 알아챘다. 성실했던 명자 어머니도 항상 웃는 낯이던 만수 아버지도 그리고 길순의 아버지도 술에, 노름에 빠진 것이다. 길순은 처음 아버지가 노름으로 벌어 온 엄청난 돈에 행복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서 돈은 사라지고 아버지는 농사도 짓지 않았다. 길순은 길순 아버지에게 한 마디 했다가 몸도 못 가누는 그의 손으로 처음 맞았다. 온순했던 아버지가 변했어. 길순은 무서웠다. 그러나 변한 것은 길순 아버지뿐만이 아니었다.
“어이, 박씨! 박씨 어딨어?”
오늘도 어김없이 비틀거리며 들어온 아비를 피해 옷장 속에 숨은 길순과 길영은 누구의 목소리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고리 대금업을 하는 악질 영호 아저씨다. 길순은 두려운 마음에 길영의 눈을 피했다. 살려달라는 아버지의 목소리, 윽 하는 비명과 마당 세간살이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딴 마을에서 왔다고 밑천 대주니까 어디서 발뺌이야? 돈을 빌렸음 갚아야지!”
벌컥 하는 문소리에 놀란 길순과 길영은 소리를 질렀다. 핏발 선 영호의 눈동자에 길순은 질끈 눈을 감았다.
“아이고, 애기들아. 니들은 아저씨랑 돈 벌러 가자. 깨끗하게 씻고 몸단장도 하면 잘 팔리겠다. 네 동화리 친구들을 너희를 기다리고 있거든. 내일 보자. 도망가면 끝까지 쫓아가서 죽인다. 참, 네 애비는 이제 쓸모가 없으니 이 아저씨가 데려갈게. 내일 보자.”
동이 트기 전, 길순은 길영의 손을 잡은 채 걷고 또 걸었다. 점점 차가워지는 공기에 너무 기뻐 그만 땅에다가 입을 맞출 뻔했다. 길순은 동화리로 떠났다. 그리고 다시 파고드는 추위에 눈물이 한 줄기 삐죽 흘렀다.
‘행복해.’
실로 오랜만에 느껴 본 생경한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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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이 자본주의에 드러나는 경우를 나타내고 싶었는데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안 그래도 한파 때문에 고생이신 여러분들! 모두 함께 따뜻한 봄을 그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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