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입니다.
다들 방송 잘 듣고 계시는 거 맞죠? 믿습니다 =) 믿어요.
책톡 66화에서는 "치킨"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을 해보았습니다.
치킨의 종류와 역사 그리고 닭이 치킨이 되어 우리 식탁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두 시간 가량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구성자를 맡아 말을 많이 한탓에 목이 아팠답니다.
그만큼 치킨 자체와 그 생산과정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고요,
방송 뒤풀이 코너 '방송이 끝난 뒤'에서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1997년 IMF가 닥쳤을 때 집안이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살던 집도 팔고 좁고 햇볕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집으로 이사를 갔죠. 그 이후로 몇 년간은 집안 사정이 계속 좋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제 주머니도 굉장히 가벼워졌습니다.
방송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치킨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던 슬픈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치킨을 먹는 것 포함 학원,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친구들과 제 생활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죠.
제 또래 친구들과 저와의 금전적"차이"가 저에 대한 "차별"로 바뀌는 것도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인종"차이"를 "차별"했던 1963년 미국 배경의 영화 더 헬프를 보면서 공감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내에서 흑인들은 가정부로 나오며 인종차별의 피해자로 나옵니다. 주인공 미니는 그런 중에도 돌보는 아이에게
"You is kind, you is important, you is smart"(흑인식 언어)를 계속해서 말해주는, 마음 따뜻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로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도 제가 한창때 못 먹어서 한 맺힌 음식, 프라이드치킨이 나옵니다.
튀기는 닭요리 프라이드치킨은 (제가 다룬 정은정의 책에선 한국 치킨은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불렀었죠 ㅎㅎ ) 18세기 미국 남부 흑인
노예들이 백인 주인들의 오분에 굽는 살코기를 빼고 버린 날개 같은 살 없는 부위를 기름에 튀긴 것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영화 내에서 백인 상류층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셀리아(흑인 가정부들에게 늘 친절한)에게 주인공 미니(흑인 가정부)가 치킨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며 두 사람의 우정을 보여줍니다. 흑인들의 소울푸드가 백인과 흑인의 우정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등장한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저도 일주일에 한 번 치킨을 뜯을 수 있게 되었고 흑인 노예 제도, 흑인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없어졌지만
지금도 또 앞으로도 무엇인가의 차이가 차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늘 열려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금전이었고 미니의 경우에는 인종이었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차이는 차별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인정해야 할 종류의 것 같습니다.
우리모두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를 꿈꾸며... 글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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