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 한 점 우주의 맛> - 박상영
-마브
"둘 중에 살점이 더 투명한 쪽이 광어다. 생각하면 구별하기 쉬울 거예요. 더 쫄깃한 쪽이 우럭."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중략)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공의 기원> - 김희선
-희조
옛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분명, 왜 이리 지금의 우리가 부끄러워지는지.
박물관에 박제된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이제는 조금 더 죄스러워야할 것 같다.
-사라
축구공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료는 어느 제물포 소년의 통찰, 32장의 오각형과 육각형 가죽, 탄성 좋은 고무, 그리고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 마르크시즘이었다는...! 믿을 수 없지만, 곧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
어쩌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의 기원은 늘 새롭게 쓰여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시간의 궤적> - 백수린
-우진
'인맥을 쌓으렴.'
대학에 처음 입학하고 나서 가장 받아들이기도, 실천하기도 힘들었던 조언이었어요. 강박적으로 사람들을 사귀어댔지만, 그런 관계가 무더기로 쌓여갈수록 공허함과 외로움만 더 커졌던 기억이 납니다.
'인맥'이란 관계에 대한 일종의 경제적 함수 표현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투자 대비 이익, 그리고 그 효율을 끊임없이 계산해 관계의 지속/단절을 결정하는. 아마 그런 활동에 지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의 궤적>은 관계가 사실은 생명체와 같다고 말하는 소설입니다. 관계도 생명처럼, 태어나고-늙고-병들고 어쩌면 죽기까지 한다는, 간명한 진실. 일이 그렇다면, 바쁘게 계산하기보단 그저 매 순간 충실해지는 것이 좋은 편이겠죠.
그러니 함께 있을 땐 핸드폰을 거두고, 눈을 마주치는 게 어떨까요. 소설을 읽고, 신입생의 저에게 해주고픈 조언이었습니다.
<넌 쉽게 말했지만> - 이주란
-푸린
어렵게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의 삶을 쉽게 재단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스쳐가는 이들이 사랑스럽다고 그들도 어려운 자신만의 공식을 갖고 있다고 어림잡아 짐작하곤 한다.
타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어렵게 말하고 싶다. 넌 쉽게 말했지만...
-고래
안 더워?
더워요.
근데 왜 밖에서 놀아?
내 말에 둘은 대답이 없었고 다시 등을 돌려서 가지고 놀던 것을 조몰락조몰락한다. 근데 왜 밖에서 노냐니? 덥지만 밖에서 놀고 싶으니까 놀겠지. 나는 바보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 애들의 침묵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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