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이랑톡톡과, 여러분들을 좋아하는 고래입니다. ^^
저는 26살 대학생 입니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눠 제 소개를 해보려 합니다.
처음.
2016년 5월, 다음카페 아랑에 올라온 책이랑톡톡 모집글을 보고 엄청나게! 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다양한 이유로 삶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고 이것을 책을 통해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론, 소위 명사분들이 강조하는 책읽기, '책이 도대체 뭐길래 그렇게들 권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풀고 싶기도 했습니다. 이 말은 제가 이제껏 꾸준히 책을 읽어 본적이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또한, 제 목소리가 방송으로 만들어지는 팟캐스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나게 지원 댓글을 달고 나서, 모집글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는데 책톡의 녹음 시간과 제 스케쥴이 맞지 않았습니다(!!!)
힘이 쭉 빠졌습니다. 아쉬움에 지원 댓글은 그대로 남겨두고, 방학때 게스트라도 꼭 하고 싶다며 휴대폰 번호를 남겼습니다.
얼마뒤, 책이랑 톡톡 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게스트로 한번 나와 달라구요.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5월 24일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편. 그렇게 책이랑 톡톡과 저의 첫 만남이 시작 됐습니다.
게스트 방송 후, 지금은 나가신 아이란, 한결, 코이님과 (시간이 많아)현재도 계시는 책톡의 정신적 지주 중백형님의 배려 덕분에 제 스케쥴을 고려해주기로 했고, 한달 뒤 본격적으로 책톡의 멤버가 되기로 했습니다.
6월 14일, 캐롤 방송 발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책이랑 톡톡을 시작했습니다. 다시한번 함께 하자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현재까지 책톡을 통해 읽은 책만 해도 벌써 18권 정도가 됩니다. 책톡 덕분에 다른 책들까지 관심갖게 되어 대략 30권정도의 책을 4개월만에 읽은 것 같습니다.
지금껏 이런 4개월은 제 인생에 없었기에 자랑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쌓인다는 것은, 무언가 꾸준히 한다는 것은 하나의 측정 기준을 적용해볼때 새삼 크게 느껴집니다.
아, 4개월이 지날때까지 자기소개는 왜 안올렸냐구요?
죄송합니다. 게을러 터져서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말 하자면,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중간.
책이랑 톡톡을 하면서 느끼게 된 점들을 잠시 이야기하려 합니다.
소수에 대한 이해, 자본주의, 경쟁, 죽음 등 살면서 진득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혼자만의 생각에 그쳤던 것들이 책톡을 통해 깊어졌습니다.
이는 엄청나게 큰 즐거움입니다.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은 걸 생각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눌 수 까지 있다니!
매주 책톡을 녹음 하는 시간은 정말 즐겁습니다. 녹음을 하고나면 마음속에 엄청난 힘도 생깁니다.
'그래! 내가 생각한 이 길이 맞아! 아,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이 큰 깨달음은 책톡 녹음실을 나와, 다시 현실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급격히 작아집니다.
방금 전 내가 생각한 '맞는 길'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지금 당장 걸어야 할 길'이 선명해집니다.
블로그를 활성화 시키자고 의기투합한 우리 멤버들에게 뒷통수 한대 맞을 이야기지만 자기소개를 좀 더 미루고 싶단 생각도 듭니다.
실은, 저를 어떻게 소개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매주 책이랑 톡톡을 하면서 내 생각이 성숙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들다가도, 가끔은 내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가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제게, 이 충돌은 생각보다 큰 고통입니다.
한마디로 말 하자면, 저는 요즘 '왔다갔다' 합니다.
마지막.
오늘 글의 마지막입니다. 먼저 시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방송에서도 한번 읽어드린 적 있죠. 천~천히 음미해주세요.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물론, 제 닉네임 고래가 들어가서 더 깊이 들여다본 시입니다.
저는 이 시의 고래가 '변화에 대한 희망'으로 느껴졌습니다.
변화.
이 변화는 본인 스스로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더 크게 보면 사회의 변화일수도 있습니다.
요즘, 제 또래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변화를 믿지 않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때면 '누군 몰라서 안하냐, 오늘 살기도 힘들잖아'라는 즉각 반응이 오기때문에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저도 이 변화를 위해 당신의 삶을 바치라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강요할 자격도 없고, 저 또한 그렇게 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러한 '변화에 대한 희망' 즉, 고래를 품고 있을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더라도, 그저 마음속에 고래 한마리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분들께 마음속으로나마 감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일궈낸 변화를 누리는 건 우리 모두니까요.
물론, 고래를 품는 자체가 사는데 여러모로 불편하기 때문에 외면하고 싶은 것이겠죠. 아니, 이 말도 괜히 단정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편한게 아니라 그냥 품고 살기 싫은건데?' 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으니까요.
이렇게 또 왔다갔다 합니다.
더 설득력 있게, 더 완곡하게 표현 할 수 없을까라는 욕심이 생깁니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글의 처음에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왔다갔다하는 불안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게으름과, 불안 그리고 말못한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는 고래를 품고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조금 더 욕심 내자면 모두의 마음 속에 고래가 있단 걸 은근슬쩍 말하는 사람이 되고싶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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